메뉴 건너뛰기

변은숙-읽고 싶은 시

본문시작

KUKI Home Inspection and Photo

  Byun Eun Sook - Poem
 변은숙-읽고 싶은 시

커피

| 2017.07.13 16

커피 李 相 잔 속에 나를 기울이네 파리한 오후가 흔들려서 한 줄기 강을 입안에 흘러 넣자 내 고독을 덮는 테풍의 향기 -------------------------------------- 이상 시인은 분명 1930년대 살았음에도...

백색 -모서리를 읽다

| 2017.07.13 1

백색 -모서리를 읽다 임봄 둥근 앉은뱅이 밥상이 사라진 후부터 방안엔 점점 모서리가 생겨났다 네모난 식탁 모서리들을 쓰다듬는 달빛만 갈수록 둥글어졌다 밤이 깊어지면 누군가가 딱딱 이...

서시

| 2017.06.29 9

서시 한강 어느 날 운명이 찾아와 나에게 말을 붙이고 내가 네 운명이란다, 그동안 내가 마음에 들었니, 라고 묻는다면 나는 조용히 그를 끌어안고 오래 있을 거야. 눈물을 흘리게 될지, ...

반작(半作)

| 2017.06.16 12

반작(半作) 권정일 마당을 쓸었다 텅 빈 마당 오동나무 긴 그림자 적빈이다 졸린 개의 컹 컹 몇 점 면면한 각도로 흩어지고 목줄 푼 마당은 쳐다보기도 고스란하다 오동꽃이 갈 볕에 그윽...

저녁의 감정

| 2017.06.16 10

김행숙 가장 낮은 몸을 만드는 것이다 으르렁거리는 개 앞에 엎드려 착하지, 착하지, 하고 울먹이는 것이다 현기증이 감정처럼 울렁여서 흐느낌이 되는 것이다, 파도는 어떻게 돌아오는가 사...

담쟁이

| 2017.06.01 16

담쟁이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흔들리며 피는 꽃

| 2017.06.01 26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2017.05.11 18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 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연화리 시편 25

| 2017.05.11 10

곽재구 저물 무렵 소나기를 만난 사람들은 알지 누군가를 고즈넉이 그리워하며 미루나무 아래 앉아 다리쉼을 하다가 그때 쏟아지는 소나기를 바라본 사람들은 알지 자신을 속인다는 것이 얼마...

우리들의 대통령

| 2017.05.11 12

임보 수많은 경호원들을 대동하고 비상등을 번쩍이며 리무진으로 대로를 질주하는 대신 혼자서 조용히 자전거를 타고 한적한 골목길을 즐겨 오르내리는 맑은 명주 두루마기를 받쳐입고 낭랑히...

거기에 가면

| 2017.05.11 5

홍영철 그 집이 거기에 있을까 다정했던 녹슨 대문과 낡은 지붕 마당 가운데 오래된 연못 하나 때가 되면 꽃밭 가득 흐드러지던 채송화, 맨드라미, 코스모스, 거기에 그 빛깔 그 향기 ...

한 마리 새가 날아간 길

| 2017.04.12 12

오규원 나뭇가지에 앉았던 한 마리 새가 나뭇가지 사이사이로 그리고 잎과 잎 사이로 뚫린 길을 따라 가볍게 가볍게 날아간다 나뭇가지 왼쪽에서 다시 위쪽으로 위쪽 잎 밑의 그림자를 지...

빗물

| 2017.04.12 13

홍 수 희 사랑아, 너는 아느냐 내 가벼운 추락의 몸짓을 때로 나는 너를 위하여 온전한 소멸을 꿈꾸나니 내 없어 너에게 이르겠거늘 네 없어 나에게 이르겠거늘 네 안에 내가 들어서기...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2017.04.12 11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 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