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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호-한국인이 본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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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ong Byung Ho - China Review
 정병호-한국인이 본 중국



체형이나 미(美)의 기준이 서구화되면서 주먹만한 얼굴이 주목 받는 요즈음입니다. 그래서 소위 '대갈장군' '얼큰이'급에 해당하는 저나 한카 발행인 김모씨는 요즘 세태가 한탄스럽습니다. 머리둘레가 자그마치 60센티미터를 넘나드니 웬만한 처자들 허리둘레는 가뿐히 능가하고, 좀 작아보이게 꾸며볼래도 도저히 방법도 없고 모자를 쓰는 건 도통 잘 어울리지도 않습니다. 그런 저희 대갈장군들에게 위안이 되는 희소식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머리 큰 놈이 똑똑하다'는 속설이 사실이라는 연구결과입니다. 대갈장군이라는 놀림을, '그래도 우리가 좀 똑똑하긴 하지' 라고 맞받아칠라치면 그 근거가 어디 있냐며 따져 묻는 친구들에게도 이제 당당하게 '근거 있슴'을 주장할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좀 찝찝한 것은 그 연구결과를 발표한 곳이 바로 몬트리올에 있는 맥길 대학 신경연구소라는 점인데, 설마 머리 큰 발행인 김모씨가 가족 분에게 사기결혼으로 고소당할 까봐, 신경연구소에 손을 써서 인위적인 결과를 끌어낸 건 아니겠지요? 당연히 아니겠지만 이거 영 찝찝해서 말입니다.
얼마 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서 '인터넷'을 지난 30년 간 일상생활에 가장 큰 변화를 몰고 온 세계적인 발명품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최초에 미국에서 군사용 목적으로 개발되었던 인터넷을 일반인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적어도 정보를 접하고 얻는 데에는 신분의 고하, 경제적 차이에 관계없이 어느 정도 평등을 이루었다는 점, 빠르게 공유되고 전파된 정보(=지식)로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발전의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다는 점은 긍적적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반면에 엄청나게 빠른 '나쁜' 정보가 전달, 공유됨으로서 피해를 입는 사람이 발생하고 잘못된 지식이 바른 지식인 것처럼 공유되고 있기도 합니다.
작년 말, 인터넷과 관련해서 중국에서 의미 있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중국 남경(南京,Nanjing)시의 어떤 지역을 담당하는 부동산 국장이 면직처분을 받은 일이 있었는데 그 내막이 참 흥미롭습니다. 서민들을 생각해야 할 정부관리가 건설업체들이 원가 이하로 아파트를 분양하는 것을 조사하겠다고 말했다가 건설업체를 비호했다는 이유로 중국 네티즌들의 집중 검색 대상에 올랐는데, 건설업체들이 아파트를 중도에 짓다 말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뒤늦게 해명했지만 중국 네티즌들은 한 갑에 150위엔~180위엔(한화 약3만~3만6천원)이나 하는 담배가 들려있고 손목에 명품 손목시계를 차고 있는 국장의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고 며칠 후에는 그의 동생이 건설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것까지 밝혀내면서 '형제가 짝짜꿍이 됐다"고 비난했습니다. 파장이 커지자 결국 지방정부는 그에 대한 조사에 착수, 공금을 유용한 혐의를 잡아내 면직 처분하는 한편 다른 부패혐의가 있는지에 대해 추가 조사를 실시했다고 합니다.
제가 흥미로웠던 점은 여전히 인터넷을 이용한 정보의 공유를 통제하고 있는 중국에서 비록 작은 지방정부의 공무원이라 할지라도 소시민들이 인터넷을 이용하여 '권력'을 견제하였다는 사실입니다. 과거에 죽의 장막이라는 말로 대표되었던 폐쇄된 국가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중국, 권력에 대한 조그마한 도전도 용납하지 못했던 중국에서 인터넷이라는 도구가 사회정의를 구현하고 부패와 부조리,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수단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그나저나 머리 크고 얼굴 크다고 차별 받고 힘들어하시는 분, 중국으로 망명 오십시오. 여긴 아직까지 '풍채'가 큰 사람들이 '먹어주는'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