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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호-한국인이 본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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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ong Byung Ho - China Review
 정병호-한국인이 본 중국


양안(兩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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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兩岸)


 

식민지 한국인의 생활수준

식민지 시기에 한국인의 생활수준이 일제의 수탈로 인해 극도로 열악해 졌다고 보는 것이 종래의 통설이었다. 예컨대 생산된 쌀의 절반이 일본에 빼앗겨 한국인은 초근목피의 비참한 생활을 강요 당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수탈론 에는 실증적인 증거가 충분치 않다는 문제점이 있다. 쌀은 일본에 수탈된 것이 아니라 경제논리에 따라 일본에 수출되었으며 그에 따라 일본인들을 포함한 한반도 전체의 소득은 증가하였다. 쌀을 대신해서 만주에서 콩과 조가 대용식품으로 수입되었다. 쌀의 1인당 소비가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잡곡 등 대용식품과 기타 가공식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1인당 열량섭취가 줄었다고는 단언할 수 없다.
 

위의 내용을 보시고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저는 이 내용을 보고, 혹시 일본 우익이 만든 <새역모-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교과서를 번역해 놓은 내용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 내용은 놀랍게도 대한민국의 뉴 라이트 대안교과서’ 98페이지의 내용이라고 합니다.

 

요즘의 한국 사회는 너무나 양극화 되어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모든 것에 대해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고 더 관대해진다고 하는데 대한민국의 나이는 아직 청년기인지 사회발전의 공동의 목표가 민주주의 시스템 정착하나였을 때에는 극단의 사고방식이 대립하는 양상이 적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너무 자기들 생각만 하는 극단으로 치닫는 경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최근 대만의 총통이 바뀌고 나서 중국-대만의 양안 관계가 눈에 띄게 부드러워졌습니다. 대만에서 중국 본토를 갈 때 지척의 거리를 놔두고 홍콩을 거쳐 돌아 들어가야 했던 예전의 불편함은 양안의 인적 교류에 큰 장애가 되었습니다. 직항노선 도입으로 통행이 한결 간편해진 요즘은 이곳 상하이에도 자영업을 하는 대만사람들이 종종 눈에 띌 정도로 관계 개선을 피부로 느끼게 합니다. 급작스런 냉각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남북관계와는 극명한 대비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이 한국과 수교하기 전에는 중국어 교재도 대만의 것이었고 교수법, 발음 기호등도 모두 대만의 중국어가 기준이 되었습니다. 뭐 그렇다고 대만의 중국어와 중국 본토의 중국어가 많이 다른 것은 아닙니다. 국민당이 패하고 대만으로 피해 정착하면서 대만은 대한민국의 영원한 자유우방이 되었고 그 자유우방 대만의 중국어를 배운 저는 국익을 고려해 일방적으로 자유우방으로 동고동락 했던 친구 대만을 패대기 치면서 중국과의 국교가 수립되고 난 후에도 꼭 한번은 가보고 싶은 곳으로 마음속으로 꼽고 있었습니다. 염원하면 이루어 진다는 말이 있듯, 그 후 타이뻬이에서 열리는 국제 체조대회의 한국 선수단 수행원으로 한번, 회사 생활을 하면서 출장으로 서 너 차례 대만을 방문하게 되었고 대만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는데 일본에 똑 같은 식민지생활을 경험한 피해국 동지(?)대만, 자유우방 대만 사람들은 일본에 대해 사뭇 우리와 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출장 중 만나본 몇 몇 대만의 기업가들은 일본에 대해서 서두에 언급한 뉴라이트의 교과서 내용과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적잖이 놀랐고, 대만사람들의 그 우호적 정서에 기반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꽤 많인 일본회사가 진출해서 시장을 점유하고 있었습니다. 지인들은 섬나라라는 자연환경이 조성한 기질의 공통적 부분이 대만과 일본이 서로 우호적 정서로 유대하는데 일정한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하더군요. (실제로 그런 대답을 하는 대만사람들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뭐 역사적 사건에 대한 중국과 대만 당사자들의 이해관계가 어찌되었건, 어쨌든 앞으로의 관계에 더 귀추가 주목됩니다. 80년대와 90년대 전반기에 작지만 강한, 외환보유고가 튼튼한 중소기업의 나라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대만은 생산원가 상승의 부담, 중국의 개혁개방으로 인한 제조업의 중국진출 러시 등으로 예전의 영화를 잃은 지 오래입니다. 중국 또한 멜라민 사태, 내수경기 진작의 어려움 등으로 올림픽 이후의 장미 빛 경기예측이 무색할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본격적인 화해 무드로 들어선 양안관계가 양국의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그 변화가 한국 경제에는 또 어떤 변화를 가져다 줄지 궁금해집니다. 경제적 이해관계 때문에 양안의 관계에 훈풍이 불고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아주 다른 정서를 가진 양안의 일반 시민들의 관계에는 정작 추운 바람을 감추고 잠시 부는 미풍이 부는지 마음속 응어리까지 다 풀어줄 수 있는 훈풍이 불고 있는 것인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병호

bika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