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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호-한국인이 본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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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eong Byung Ho - China Review
 정병호-한국인이 본 중국


2등기업이 성공한다?

by 한카타임즈 조회 수:2390 2012.06.18 09:39


지금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지만 1990년대 후반쯤에는 중국에 진출한 인근 국가 기업들 중에서 가장 실패가 많은 나라가 대만, 한국, 일본 순 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나름의 이유가 다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자만심’에 있었다고 합니다. 서로 다른 정치,경제 체제로 떨어져 지낸 오랜 시간을 간과하고 같은 언어를 쓰고 문화의 뿌리가 같으니 중국 비즈니스는 어려울게 없다고 생각한 대만기업들이 가장 많이 도산을 했고, 말이 통하는 조선족 중국동포들이 있으니 이들을 활용하면 쉽게 사업이 될 줄 알았던 한국 기업이 그 다음, 말도 통하지 않으며 역사적 원죄도 있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현지 사정에 순응하고 겸손해 보였던 일본기업이 의외로 실패사례가 가장 적었다는 분석이었지요. 실패가 많았던 순위가 정말 대만, 한국, 일본 순이었는지도 잘 모르겠고 설령 맞다고 하더라도 꼭 그런 자만심만이 기업경영에 어려움을 끼쳤다고 볼 수는 없겠습니다. 그러나 중국에서 성공한 몇몇 기업의 면면을 살펴보면 꼭 틀린 말은 아닐수도 있겠다는 추측을 해봅니다. 대만에서 가장 큰 라면 기업은 ‘統一’이라는 브랜드의 기업입니다. 시장 규모로 보자면 사실 다른 나라 보다 훨씬 적은 규모이니 1등 2등의 의미가 없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대만에서는 여전히 통일기업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2등 기업 康師傅가 중국에서 만큼은 라면시장에서 확실한 선두를 달리면서 고개돌려 뒤를 쳐다보아도 보이지 않을만큼 통일기업을 따돌려 버렸습니다. 게다가 라면사업에서 쌓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쿠키, 비스켓등의 식품사업에까지 진출하여 선두를 다투고 있으니 성장세가 이쯤 되면 대만 본사를 정리해도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 입니다.
얼마 전 한국의 한 비즈니스 주간지에서 아주 재미있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맥도널드가 전 세계에서 매월 1억 7000만개의 햄버거를 판매하는 데, 식품회사 오리온이 매월 1억 4000만개의 초코파이를 세계시장에서 팔고 있다고 하네요. 카카오가 나오지 않는 나라에서, 초콜렛의 시장규모가 탄탄한 것도 아닌데, 초코렛 눈 뒤집어지게 좋아하는 미주 유럽권사람들이 만들어 낼 법한 초코파이를 이렇게나 많이 팔고 있다니 정말 대단하다고 밖에 다른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성장세에 근거하여 일본의 노무라 증권은 2015년까지 오리온이 아시아 식품부문에서 1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까지 예측하고 있습니다.(비자금 사건만 아니면 주식도 훨~~씬 올랐을텐데…)
 중국 내 식품기업 순위로 보면 아직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이나 로컬기업화된 대만의 康師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한국의 10대 그룹(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현대중공업 GS 한진 한화 두산 順) 중에서도 중국에서 성공하고 있는 그룹이 삼성, 현대차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오리온의 약진은 정말 엄청난 성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한국 식품사업에서 오리온이 차지하는 순위는 2위이고 중국에서의 성장세에 힘입어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는 상황까지 대만의 康師傅와 유사해 보입니다.
제가 사는 곳 인근에 오리온의 중국 주재원분들이 꽤 많이 사신다는 첩보를 입수했습니다. 대한민국을 빛내고 계신 그 분들중에 한 분이라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때 여러분들을 대신해서 조용히 한 번 물어보겠습니다. “도대체 잘 나가는 비결이 뭐셔요~”
대한민국 1등 식품기업이 속해있는 빛나는 5대그룹을 마음으로 사모하는 저는 눈물로 이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