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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생-영화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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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e Jung Saeng - Movie
 이정생-영화마당



이 영화 역시 몬트리올 판타지아 영화제 덕분으로 감상할 수 있었는데 극장을 찾았을 때 난
솔직히 아주 많이 놀랬었다.  그 이유는 길게 바깥까지 늘어선 줄 때문이 첫 번째요, 우리의
이준익 감독 작품을 그렇게나 좋아하는 열렬팬들이 몬트리올에 많다는 걸 영화 상영
내내 확인할 수 있었음(익살스런 장면에선 어김없이 빵! 터트리며 열렬하게 반응하는 팬들)
이 두 번째였다.  


사실 이 영화를 보러 극장을 찾기 전 영화 관련 정보를 뒤지다가 이 영화가 8년 전에 제작되
었던 “황산벌”이라는 영화의 후속 작품이라는 걸 알게 됐고, 당연히 영화를 사랑하는 한 사
람으로 시리즈물의 첫 번째 작품에 호기심이 생겨 그 영화도 감상을 했었다.  그러니 자연히
두 영화를 비교하게도 되고, 또 그 두 작품에서 보여지는 주제의식의 상관성, 좀 더 범위가
넓게는 이런 영화를 만들어낸 이준익 감독의 영화 철학이랄까 뭐 그런 것들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게 엄연한 사실이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느끼는 영화 “평양성”과 “황산벌”, 그리고 지금까지의 이준익 감독의 작
품에서 느껴지는 그의 삶의 철학 혹은 영화 철학 내지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한데 아우르며 나의 개인적인 견해를 피력해볼까 한다.


먼저 영화 “황산벌”이나 “평양성”, 그리고 오늘의 이준익 감독을 만들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너무나도 유명한 영화 “왕의 남자” 등 사극 영화에서 보여지는 해학적 코드를 빼놓
고는 그의 영화를 말할 수 없을 듯 한데, 그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유머, 익살, 해학은 바
로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떤 것인가를 가장 잘 드러내는 요소가 아닐까 한다.


즉, 내가 추측하는 이준익 감독의 삶의 철학이랄까 영화 철학은 바로 세상을 한 바탕 놀다
가는 무대로 여긴다는 그것인데, 그러다 보니 심각함보다는 재미와 그에 수반되는 유머
를 선호하고, 또 어차피 한 번 놀다 갈 무대지만 그 위에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진한
감동과 진정한 인간다움에 대한 올바른 시각 또한 견지하고자 하는 의지를 놓치지 않
는, 그런 것이라 여겨졌다. 


그게 바로 우리 인간사에서 가장 심각하달 수도 있는 전쟁을, 죽음을, 사랑을 이야기하는 그의
영화가 유머와 해학을 견지하면서도 우리들에게 가슴 뭉클한 교훈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이유
이고, 어제의 과오와 과실을 제대로 인식해 오늘의 불행을 막아내자고 하는 그의 메시지에 우
리가 공감할 수 있는 타당성이 충분한 이유일 듯싶다.  그가 외치듯 어쨌든 대다수 평범한 우
리들은 세상의 아수라에서 벗어나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는 거니까, “거시기”의 입을 빌려
우리들에게 일갈하는 그의 이야기는 이렇게 분명하다.  그러니 그의 유머는 단순한 유머에
머무르지 않고, 그 안에 촌철살인의 뒷심이 늘 숨겨져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와 동시에 그는 관객들의 욕구와 요구에도 응답하되, 자신만의 아우라 역시 견지할 줄
아는 베짱 두둑함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어쩌면 그가 굳이 연출하는 자신의 이미지로서가
아니라 실제로 그의 본연의 모습, 그것이 아닐까 싶다.  다시 말해 남들의 시각에서 자유롭고,
자기자신의 신념에 가장 충실한 당당함 그런 것 말이다.  그래서 그는 재미나면서도 매력 넘
치고 포스 만땅인 그런 사람이라는 걸 작품 속에서 늘 증명하고 있다.  줄을 잘 서는 거에 앞
서 원칙적이고 근본적인 우리들의 행복 추구에 대한 소망이야말로 변하지 않을 행복의
필요충분 조건임을 늘 강조하면서.


사족을 붙이자면 난 개인적으로 지금까지의 그의 작품 중에서 “라디오스타”를 가장 좋아하는
데, 이 작품에선 그의 유머도 훌륭했지만 그것보다 인간에 대한 예의를 끝까지 지키고,
헌신하며 소신을 지키는 한 인물을 통해 우리들에게 순수를 환기시키는 그의 아날로그
적 방식이 못내 마음에 들어서다.  거기다 일류만이 주목 받는 세상에서 일류에서 삼류로
전락한 한 인물을 위해 그렇게 고군분투하는 한 인물을 보여주면서 세상의 모든 삼류들
에게 희망을 선사하는 그의 선함이 몹시도 따뜻하게 여겨지기 때문에 그렇다.  한 마디로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세상 살아가는 맛을 되찾을 수 있고, 희망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수
있기에!

평양성.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