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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생-영화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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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e Jung Saeng - Movie
 이정생-영화마당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도 역시 팬타지아 영화제 관련 소식이 지면을 채우게 되겠다.  우선, 지난 토요일 류승완 감독의 “부당 거래”는 단 한 번의 상영으로 끝이 났고, 이 기사가 나가는 때쯤인 주말엔 “파수꾼”, “쩨쩨한 로맨스”, “헬로우 고스트”도 모두 끝이 나 있을 것이니, 이제 남은 한국 영화는 “페스티발”과 “평양성”, “에일리언 비키니”, 그리고 “초능력자”가 있겠다(단편은 제외).

 

참 그 전에 한 가지, 지난 주에 나간 잘못된 기사에 관한 사과의 말씀을 드려야겠는데 이번 “한국영화 특별전”에 출품된 작품은 12작품이 아니고, 단편 두 편(박찬욱, 박찬경 두 형제 감독의 작 품인 “파란만장”과 이정진 감독의 “고스트”)과 장편 영화 8편 이렇게 해서 모두 10 작품이다.

 

위의 8작품 중에서 내가 영화리뷰를 쓴 작품은 3개월 넘게 제주에서 생활하던 지난 겨울 이미 올린 “부당 거래”와 “쩨쩨한 로맨스”가 있는데, 만약 궁금하시다면 한카타임즈 웹사이트(www.hanca.com)를 통해 보실 수 있음을 알려드린다.  그리고 앞으로 차근차근 위의 영화에 관한 내 감상문을 올릴 예정이란 말씀도 아울러 드리며, 오늘은 그 첫 번째로 영화 “페스티발”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로맨틱 코메디를 표방하는 영화 “페스티발”은 어찌 보면 우리 사회에 만연하되 주로는 음성적으로 그 위세를 떨치고 있는 성문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 또는 진지한 고민에 덧붙여 좀 더 성문화를 양성적으로 바라보고자 노력한, 대담하지만 꽤나 진솔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은 “천하장사 마돈나”라는 영화를 통해서 이미 성정체성이라는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루었던 이해영감독으로, 그는 우리들의 성정체성 그리고 성문화에 남다른 관심과 포커스를 견지하고 있는 감독인 듯 보인다.  즉, 그는 우리들 각자의 내면에 숨겨진(겉으론 절대 알아낼 수 없는) 감추어진 성적 코드에 천착하는 인물이자, 동시에 남들이 많이들 망설이고 꺼려하는 성 담론에 과감히 올인 하는 용기 있는 감독인 것이다.

 

이 영화에는 시쳇말로 잘 나가는 한국의 배우들이 여러 명 등장하는데, 이런 배우들을 한자리에 모았다는 것도 이슈가 될 만하지만 각 배우들의 개성이 잘 드러나면서도 또 서로 조화롭게 매치 가 되는 모습에서 감독의 역량이 돋보였던 게 사실이다.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력 또한 크게 튀지 않으면서(설정이 그러한 신하균만 빼고) 코믹한 듯, 사실적인 듯, 신비한 매력을 내뿜고 있다. 

 

그 중에서 난 특히 한없이 소심한 오뎅장수 아저씨를 연기한 류승범, 내성적이고 음란함을 전혀 느낄 수 없으면서도 뭔가 도발적인 인물 기봉 역의 성동일, 감춰진 크로스 섹슈얼 국어교사로 분 한 오달수, 맑은 얼굴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대담한 여고생 역의 백진희, 천연덕스럽게 섹스샵을 운영하는 덕구 역의 문세윤의 사실적인 연기가 참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까지가 이 영화를 대변하는 모든 이야기일까?  난 개인적으로 그 이상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사적인 견해이니 그냥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란 차원에서 들어주시기 바라면서, 이제부터 좀 더 본격적으로 영화에 관한 내 사견을 이야기해 볼까 한다.

 

이 영화가 우리들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는 크게 세 가지로 집약될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는 ‘과 연 “변태”란 정의의 끝은 어디인가’란 문제.  그리고 두 번짼, ‘왜 우리들은 좀 더 성을 과감하게 (그렇다고 완전 다 드러내자는 건 아니고, 적어도 너무 숨길 필요는 없다! 정도?) 즐기면 안 되는 가’란 문제.  써 놓고 보니 이 두 가지는 결국 같은 거라고 말해도 무방할 것 같단 생각이 들기도 한데, 어쨌든 마지막 세 번째는 바로 “사랑과 소통”이다.

 

이 영화에는 이제까지 한국 영화에선 구경할 수 없었던 온갖 “성인용품”과 성 판타지를 위한 “도 구”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면서 우리들이 미처 알지 못하는(아니 이미 많은 이들이 알곤 있지만 감히 꿈꿔 보진 못한) 성문화의 세계를 두루두루 보여주고 있는데, 영화를 보고 나면 많은 이들이 지금보다는 좀 더 솔직하고 밝은 방향으로 성을 즐겨야 하는 게 맞을 것 같단 생각을 하게 될 거 란 생각이 내 자신 들었던 걸 보면 그가 의도했던 노력(?)이 어느 정도는 결실을 맺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해영감독이 지난 작품 “천하장사 마돈나”에서 성 정체성이란 주제로 부자지간의 화해 와 사랑, 그리고 스승과 제자간의 사랑을, 동료애를 이야기했다면, 이번 “페스티발”에선 성문화를 넌지시 이야기하며 동시에 외로운 사람들끼리의 소통에 관한 이야기, 진정한 사랑에 관한 이 야기를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라는 게 또 하나의 내 생각인데, 

 

만약 이런 나의 생각이 지나친 기대감 내지 잘못된 해석이라면 적어도 내 생각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과감히 삭제되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슨 말이냐 하면 이 영화가 “로맨틱 성인 코메 디”라는 장르를 선택은 했지만 실은 그 안에 드라마적 요소를 내포하면서 우리들에게 좀 더 큰 감동을 주려고 했다면 모든 게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장면에 개연성을 부여할 수 있겠지만, 만약 그게 아니라면 그 장면들은 너무 작위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코메디 장르로서 다소 억지스러운 설정과 오버되는 부분은 충분히 납득이 가고, 또 지금까지 눌 러왔던 자신의 성 코드를 몇 번의 파격적인 일탈로 인해 일시에 날려버린다는 설정 역시 설득력 에 상관없이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코메디”에 갑자기 모든 게 다 행복하게 끝이 난다는 결말은 너무도 생뚱맞고 지나치게 작위적으로 느껴져 지금까지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거렸던 많은 관객 들을 머쓱하게 만드는 요소가 아닐까 싶은 거다.

 

과연 이 영화가 우리들의 성문화를 재점검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단순한 “코메디”인지, 아니면 인간과 인간의 소통과 진정한 사랑을 묻는 “드라마”인지 아직 난 잘 모르겠다.  물론 영화 관련 사이트에는 이 영화가 로맨스 코메디라고 되어 있지만, 처음 감상했던 “천하장사 마돈나”의 임팩이 너무 강했던 탓에 내 스스로 자꾸 이 영화를 “드라마”로 몰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그 리고 누구에게 이걸 물어보면 알 수 있을 지 아직은 모르겠다.  어쩌면 이번25일에 몬트리올을 방문하는 이해영감독에게 직접 물어보면 그 답을 알 수 있을 지도….

하지만 이 모든 의아스러움과 나의 착각일지도 모를 오해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대담하고 도발 적인 방법(?)으로 세상을 향해 진솔한 성문화에 대한 환기를 촉구한 이해영감독의 배짱과 노력 에는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물론 개인적으로 난 그의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가 더 좋은 게 사 실이지만 그의 두 번째 작품의 정체성(?)에 상관없이 그의 상큼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캐릭터와 각본에는 무한한 애정과 신뢰, 박수를 보내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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