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정생-영화마당

본문시작

KUKI Home Inspection and Photo

  Lee Jung Saeng - Movie
 이정생-영화마당



 굳이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우린 가끔 이런 생각들 하지 않나?  저 웬쑤 같은 인간이 내 짝
이 된 건 암만해도 내가 전생에 죄를 넘 많이 지었기 때문일 거 같다는.  그리고 내 전생에 무
슨 죄를 지었길래 이생에서 이런 인간들하고 가족이란 이름으로 이렇게 엉켜 살아야 하는가
라는 하나마나한 넋두리를 혼자 해 보다 또 어느 순간 깜짝 놀라며 가족들에게 무한한 미안함
을 느끼기도 하는 뭐 그런 생각이나 감정들에 혼란스러웠던 경험이 다들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있는데, 이건 물론 결혼을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바로 이 소설은 작가 공지영이 자신의 실제 이야기 대부분을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또 작가의
딸인 위녕이라는 여고생의 눈높이와 감상에서 써 내려간 지극히 자서전적인 작품이다.  그러
니 이 작품을 읽어 내려가면서 나는 참 많이 감상적이 되어가기도 했고, 나의 삶을 반추하면서
자못 작가와의 동류의식에 가슴이 많이 쓰라리기도 했었다는 걸 밝힌다.  그 이유가 뭔지에 대
해서는 시시콜콜 밝히진 않겠으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그냥 그런 가보다~ 해주시길 바라
면서….
 
참 그 전에 내 개인적인 감상 하나를 덧붙이자면, 나는 이 소설에 대한 나의 감상문의 성격을
하드 보일드로 할까, 아니면 소프트 보일드(?)로 할까 심히 고민하기도 했는데 결국엔 그냥 내
맘 내키는 대로 그때그때 느낌과 상황에 맞게 서술해나가기로 결심했다.  그 얘기는 소설을 이
야기한다고 해 놓고 짐짓 엉뚱한 방향으로 빠질 수도 있다는 말임과 동시에 이 글은 소설에 대
한 리뷰라기 보단 내 개인적 감상의 기담이 될 수도 있단 말이 되겠다.
 
먼저, 공지영 작가의 개인적 인생관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접했던 그녀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바에 따라 지금까지 나는 대개 그녀에게 우호적이고, 또 많이 그녀의 사상에 공감하
는 쪽에 가깝다.  많은 이들이 그녀를 자기 멋대로 산다, 혹은 살아왔다, 그런 것 같다는 식으
로 비난을 퍼붓는다 하더라도 나는 적어도 의식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함부로 남의
사생활에 대해 말할 순 없다고, 특히나 그럴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고 늘 항변한다.  삶이란
거대한 동굴과 같아서 그 안에 뭐가 들어앉아 있는지 누구도 직접 그 동굴 안을 들여다 보기
전까진 알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말이다.
 
그리고 사실 내 맘대로 안 되는 게 되는 것보다 많은 세상, 내 삶마저 내 맘대로 못하고 산다
는 게 뭐 자랑은 아니지 않나?  대신 내 멋대로, 내 하고 싶은 대로 사는 삶이 훨씬 좋아 보이
는 건 또 너무나도 당연한 거 아닐까? 란 생각이 있다.
 
또 나는 이 책을 읽고 나서 그녀에게 특별히 더 호감을 품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우선 이 책의
내용을 다 진실이라고 전제했을 때 내게 느껴지는 그녀는 참으로 귀여운 사람이기 때문이다. 
방황하고, 후회하고, 반성하는 모습들이 참 진솔하게 다가오면서 그 와중에도 자신의 핵을 포
기하지 않는 의지력과 노력이 눈물겹기에 말이다. 
 
특히 자녀 교육에 관한 그녀의 고뇌 장면을 읽을 때는 마치 그녀에게 내 자신이 빙의된 듯한
착각마저 일으키며 내 가슴이 절절해졌다.  그건 어쩜 세상의 많은 어머니들 중에서 그래도 꼭
내 자식만은! 이라는 너무 평범한 자녀사랑을 포기할 줄 아는 용기백배 엄마들만이 공감할 수
있는 그런 느낌일 것이다.  물론 나도 그렇게 살고 있단 얘기를 하고 싶은 거구 말이다.^^
 
또한 이건 또 아주 중요한 말인데, 나는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겉으로 그런
척 하면서 살아가는 건 세상의 눈총을 다 받아들여야 하는 것보단 그래도 쉽다고 생각하는데
그녀는 그렇게 보다 쉬운 세상과의 타협보단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는 용기를 가지고 있기
에 말이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의지를 지키기 위해 정말 죽을 힘을 다해 애썼다고 보여진
다(어쩜 이건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라 절대 죽을 힘을 다한 것 같진 않다! 라고 반박을 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그들을 설득시킬 힘이 내게는 없다는 걸 자인해야겠지만 내가 글에서 느껴진
건 분명 그랬다는 얘기다).
 
물론 또 어떤 이들은 그럼 자신의 의지를 위해 자식을 희생시키는 건 괜찮은 거였느냐 고 항
변하실 수도 있겠는데, 난 평소 이 세상 살아가면서 누가 누굴 위해 희생한다는 생각이나 행
동은 엄밀히 말해서 사실이 아니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그런 이유로 그녀의 자기 의지
관철은 자식들의 희생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쪽으로 내 나름 결론 내렸다고 말하고 싶다.
 
어쩜 그녀는 자기의 의지와 반하는 삶을 살면서 평생 자식들에게 그 대가를 지우는 엄마가 되
고 싶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사람의 속성 중에는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고, 베푸는 게 있으
면 언젠가 그게 자신에게 돌아오길 바라는 기대심리’가 있기에 차라리 지금 미안해도 차후에
기대하지 않을 걸 택했는지도 모를 거란 이야기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걸 자
식들에게 보여주는 게 더 옳은 교육이란 생각을 했을 수도 있고 말이다.
 
이미 엎어진 물은 엎어진 물이고, 그걸 되담기엔 이미 늦은 걸 일찍 승복하는 사람도 또 있는
법이라고 난 또 생각한다.  이미 마음 속에 그건 절대 아니다! 가 깊이 뿌리 박혔을 때 우리들
이 선택할 수 있는 건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은 경우도 많고 말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나
는 그녀의 개인적 취향이나 선택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일은 옳지 않다고 여긴다.  특히나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또 하나, 나도 꽤 살아 보니 <세상에 보이는 게 진짜 전부는 아니더라>! 란 말이 괜
한 말이 아니라는 걸 새록새록 느껴가고 있는 것도 그녀를 지지하는 이유 중 하나란 말을 덧
붙이고 싶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집안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런 저런 아픔에 여기 저기
부패의 종기덩어리가 덕지덕지한 경우도 있고, 시쳇말로 콩가루 같아 보이는 집안에도 그들만
의 행복과 만족으로 알콩달콩 진짜 고소한 콩가루 냄새를 풍길 수도 있는 거니까 말이다.  물론
그렇다고 그녀의 집안이 후자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라는 쓸데없는 이야기까지 덧붙일 필요는
없겠지만 그래도 혹시나 해서 첨가해본다.
 
그러니 그녀의 삶을 그리 특별하다 볼 이유도 없겠고, 그냥 이런 삶도 있고 저런 삶도 있구나~
하는 정도에서 그녀의 개인적 삶에 대한 호기심은 자제하는 게 쿨한 태도일 거란 생각이다.
그리고 그냥 상처가 많아 보이는 사람들에겐 괜히 그 상처를 또 건드려 덧나게 하지 말고, 좀
너그럽고 착한 마음으로 그냥 모른 척 해주는 게 외려 도움이 될 거라는 말도 더하고 싶다.
 
그리고 나머지 또 가장 중요한 말이 남았는데, 인생 누가 대신 살아주나?  그건 절대 아니니까
당사자의 고통이나 번민에 대해서 제발 아는 척 하지 말고 우리 일이나 잘 하자! 란 얘길 하고
싶다는 게 바로 그것이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아니 굳이 이 책에서만이 아니고 우리들 모두
가 하고 있는, 각기 다른 생각과 성격, 그리고 꿈이 모여 가족이라는 모자이크를 만들면서 살
아가는 행위 그 자체가 바로 기적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물보다 진한 건 피!가 아니라, 비록 진하지 못해도 그 피를 만들어내는 원료인 물의 위대함을
우리 모두 인정하고, 서로 어우러져 각자의 삶을 영위하면서 때론 위로 받고, 또 때론
고통을 주기도 하지만 서로 나누기도 하면서 서로에게 정신적 성장이란 선물을 주고
받을 수 있을 때 바로 거기에 가족의 위대함이 존재한다고 나는 믿는다.  그리고 이러
한 나의 믿음을 더 탄탄하게 다져주는데 이 소설이 한 몫을 한 건 분명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