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Maple 연작소설

본문시작

KUKI Home Inspection and Photo

  Maple
 연작소설


#7 검은 마리아

한카타임즈 by  조회 수:105 2015.09.30 13:03


Q는 바그너의 오페라 파르지팔을 듣고 있다. 매튜가 마침내 일어 섰고 로즈는 빛을 향해 걸어 가고 있다. 파르지팔의 배경인 몬세라트가 다시금 떠오른다. 당장 바르셀로나행 항공편을 예약한다. 어제 딤프나가 매튜에게 프러포즈했다는 얘기를 매튜로부터 직접 들었다. 매튜의 세이빙 계좌에는 지난 몇 년간 로즈가 매월 보내온 적지 않은 액수의 돈이 입금되어 있다. 체킹 계좌에도 그만큼의 잔고가 있으니 둘의 결혼비용은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그는 때가 되었음을 느낀다. 오래 간직해온 성경책을 소중히 품 안에 넣고 새벽 비행기에 오른다. 몬세라트 수도원의 ‘라 모레네타’(검은 성모상).. 그는 조용히 무릎걸음으로 성모상을 향한다. 앞에도 또 뒤에도 많은 순례객들이 있지만 그의 개의치 않는다. 그의 눈에는 다만 자신을 바라보는 성모의 얼굴이 가득할 뿐이다. 성모상 앞에 한껏 엎드린다. 낮은 울음이 가슴 깊이 차 오르고 순명의 눈물이 쏟아진다. 지난 수십 년 그의 방황은 다름 아닌 하나님의 섭리요 성령의 이끄심이었음을 깨닫는다. ‘성모 마리아여 천주의 성모여 당신의 보호에 저를 맡기오니 어려울 때에 저의 간절한 기도를 외면하지 마시고 모든 위험에서 저를 구하소서.’ 그의 기도가 이어진다. 

‘속가의 순례자를 이토록 사랑하시는 주님, 제 가난한 마음을 지켜주소서. 제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고통으로부터 저의 신앙을 지켜주소서. 제 마음 밖에서 일어나는 모든 박해로부터 저의 영혼을 수호해주소서. 주님 천주 하나님, 순례자의 기도를 들어 주소서. 주님의 용서와 자비를 또 순명을 간구하오니 부디 외면하지 마시고 허락하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리옵니다.’ 

우리는 물질만능, 반생명의 문화 속에 산다. 때로 회심의 기적이 있었으면 싶다. 그리하여 세상을 주님의 섭리로 이해했으면 싶다. 자발적 가난을 선택한 사람들이 기도와 관상으로 치유의 삶을 사는 모습을 보고 싶다. 신심과 순명으로 쇄신되는 교회를 보고 싶다. 개혁의 십자가를 걸머진 현세의 사도들이 아름다운 소명을 이루어내는 모습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