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Maple 연작소설

본문시작

KUKI Home Inspection and Photo

  Maple
 연작소설


#2 미스터 스피로스

한카타임즈 by  조회 수:194 2015.07.15 10:43




조합매장은 NDG의 작은 건물 하나로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라발과 사우스쇼어에 각각 단독 매장을 가지고 있을 만큼 확대되었다. 3개의 조합매장에는 70여명의 직원들이 상근한다. 미스터 스피로스는 때로 조합을 방문한다. 그 자신도 유명한 레스토랑 체인의 오너다. 전시된 상품의 종류와 품질을 체크하고 전무와 상의한다. 전무 야니스는 자신의 레스토랑에서 웨이터로 시작하여 체인점의 오너가 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사람이 정직하고 반듯한데다가 상황판단이 빠르고 조직관리와 경영에 뛰어나 회장에 당선 되었을 당시 공석인 전무자리에 거의 사정하다시피 하여 밀어 넣었다. 물론 이사회도 대환영이었다. 다만 본인은 지점 운영만도 힘들다며 여러 번 고사한 터라 처음에 잠시 주춤하다가 이내 마음을 바꿔 매장경영에 올인 한다. 전 매장을 지금의 본 궤도에 안착시켜 놓은 것은 전적으로 그의 솜씨다. 
부회장 클라우디오의 마지막 말을 떠올린다. “스피로스, 자네 회장 된 뒤로 많이 변했어. 부디 초심을 잃지 않도록 하게..” 클라우디오는 그의 오랜 벗이자 동지이기도 하다. 레스토랑의 체인사업을 함께 일구었고 여전히 회사의 2대 주주다. 선거 당시에는 자금, 인맥을 총동원하다시피 하여 그의 당선에 힘썼다. 그런데 그가 협회일을 그만 두고 회사로 돌아가겠다고 한다. 클라우디오를 향한 자신의 마음에 아무런 변함이 없으므로 그는 혼란스럽다. 서운함도 여간 가시지 않는다. 마르코, 빈첸초, 미할리스, 요르고스.. 모두 자신을 진심으로 따라 주던 젊은 이사들이다. 각자 자신의 사업에 성공했고 이를 기반으로 업계의 좀더 나은 사업환경을 이루어 내고자 함께 고민하며 열정을 불태워 왔었다. 매주 열리는 집행이사회에 불참 한번 없던 그들이다. 그는 과거를 향하는 것을 본능적으로 싫어하지만 지금은 아무래도 원칙을 깨야 할 것 같다. 조금만, 아주 조금만 과거로 돌아가 보기로 한다. 
이사회장이다. 협회는 여타의 다른 협회와는 달리 상위법인 법인체법에 맞추어 이사회 대신 집행이사회 체제를 갖추었다. 협회의 실무를 담당하는 집행이사들의 회의체 기관이다. 물론 의장은 회장인 미스터 스피로스다. 안건은 전임회장에 대한 제소건.. 전임회장 당시 터져 나온 여러 가지 비리가 의제로 올라 왔다. 협회사업과 무관한 업무집행비가 많았고 금액도 매우 고액인 것이 문제되었다. 친분에 따른 직원채용과 일부 직원 채용시의 금품수수도 지적되었고 상여금이 서류상으로만 지출되었을 뿐 실제 직원에게 지불되지 않고 계좌에서 누락된 것도 발견되었다. 그리고 약 50만불에 달하는 회장 판공비의 영수증은 거의 전무하다시피했다. 문제는 분명했다. 이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두고 격론이 벌어졌다. 일부 이사는 이는 공금횡령과 유용, 업무방해, 독직에 해당하는 만큼 법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하였지만 대부분의 이사들은 총회에서 이를 지적하지 않은 회원들의 책임도 있으니 법적 처리 이전에 전임회장을 불러 소명의 기회를 주고 그 결과에 따라 법적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낫겠다는 것이었다. 논의가 끝나고 모두들 의장을 바라본다. 
짧은 침묵 끝에 미스터 스피로스가 입을 연다. 여러분의 의견 모두 잘 들었다. 그러나 소위 공공의 이익에 봉사한다는 사람들이 공금횡령에 매직까지 일삼는 모습을 방기한다면 협회가 어떻게 되겠는가. 이는 결코 가볍게 처리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듯 하다. 따라서 저들이 협회에 끼친 민사상의 손해를 배상케 하는 것은 물론 형법이 정하고 있는 범죄행위에 대해서도 사법기관에 고발하는 것이 마땅하리라고 본다. 요컨대 캐나다법이 정하고 있는 가장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 의장의 최종 결론이라는 것이다. 마르코가 손을 들어 발언권을 요청한다. 회장님의 생각을 우선 존중한다. 다만 협회의 새집행부가 구성된지 불과 몇주 지나지 않았고 임원진 구성 후 가진 첫 이사회에서 당장 전임 회장과 임원진의 법적 책임부터 추구하고 나서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