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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ple
 연작소설


#1 미스터 스피로스

한카타임즈 by  조회 수:222 2015.06.24 09:53




그의 고국은 부패가 보름날 연 걸리듯 하는 사회다. 지향점을 잃은 사회는 오래도록 혼란스러웠다. 그가 떠나온 이유다. 그러나 역사의 수레바퀴는 돌고 돈다. 과거를 얘기하는 삶은 구차하므로 그냥 거기 두기로 한다.

"히말라야 높은 산에 사는 토끼가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동상(凍傷)이 아니라, 평지에 사는 코끼리보다 자기가 더 크다고 믿는 것이다."

미스터 스피로스는 담배를 하나 빼어 문다. 흡연이 허용되지 않는 실내이지만 상관없다. 그는 혼자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를 가만 생각해 본다. 불과 한 달 전만 하더라도 사람들로 북적이던 협회 사무실이다. 

아내 때문일까? 그는 최근 이혼했다. 병든 아내를 돌보지 않고 냉정하게 이혼, 협회 사무직원과 동거에 들어간 그를 사람들은 비난했다. 그러나 이는 지극히 사적인 문제다. 지금 그가 봉사하고 있는 단체와는 무관한 일 아닌가.. 그의 마음에 불만이 스멀거린다. 아내가 중병에 걸리면 이혼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는 하다. 2015년 미국 보건사회행동학회보에 발표된 내용이다. 아이오와 주립대 아멜리아 캐러터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의 연구에 의하면 아내가 중병에 걸렸을 때 건강할 때에 비해 이혼율이 6% 높았다. 반면 남편이 중병에 걸릴 경우에는 이혼율에 아무런 변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들이 모두 그만두고 지난 2년동안 그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주던 막역한 지우인 부회장도 떠났다. 사무실엔 그와 이제는 그의 여자가 된 메릴린만 남았다. 협회 재정은 넉넉하다. 회비는 소액이지만 회원들의 계좌에서 매월 자동이체되고 조합의 매출은 신장일로에 있다. 거기에 리베이트는 3개월마다 꼬박꼬박 협회 계좌에 입금된다. 연간 예산 800만불의 매머드 협회다. 문제는 다른데 있는 듯 했다. 

퀘벡외식산업협회, 이름은 생소하지만 대단한 조직이다. 협회 설립 초기 몇몇 선각자들에 의해 설립된 조합은 외식산업의 거의 모든 물품을 취급한다. 식품, 음료, 식기, 주방기기는 물론 모든 주방설비도 깔끔하게 전시되어 있다. 어떤 레스토랑이건 조합에 오면 거의 모든 필요한 물품을 도매가로 구입할 수 있다. 연매출 1억불이 괜히 나온 수치가 아니다. 거기에 협회 회원은 1불 주주로 자동 등록된다. 조합은 조합원에만 개방해야 하지만 10불짜리 1일 회원권을 구입하면 하루 동안은 조합원과 같은 조건으로 모든 쇼핑이 가능하므로 실질적으로는 개방된 매장이나 다름 없었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