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편집자 칼럼

본문시작

KUKI Home Inspection and Photo

  Editor's Column
 편집자 칼럼


비앙카

by 한카타임즈 조회 수:2375 2012.02.09 09:13


두 십대 소년들이 각자 차를 몰고 골목길을 달렸다. 제한 속도 30km 지역에서 70km 이상의 속도로 내달렸고 스탑 사인도 무시한 채 주택가에서 위험한 경주를 벌였다. 브랜든은 이날 열여덟 살이 되었다. 정식 운전면허를 가진 사람을 태우면 핸들을 잡을 수 있는 연습용 운전면허도 있었다. 그렇게 내달린 끝이 하필 데이케어를 하는 집 앞이었다. 핼로윈 장식을 하고 있던 세살짜리 여자아이가 거기에 있었다. 그 아이가 비앙카였다.


쁘띠뜨 비앙카, 사람들은 그 아이를 그렇게 불렀다. 어린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핼로윈에 있었던 일이다. 아이 엄마는 장례식에서 눈물 젖은 얼굴로 흰 비둘기를 날렸다. 그것이 벌써 4년도 더 전의 일이었다는 것을 오늘 신문을 보고서야 깨달았다. 사고가 있었던 당시 나 역시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였기에 더 기억에 남는 이름이었다. 운전면허를 딸 수 있는 나이가 너무 어리다는 여론도 일었다.


브랜든은 스물두 살이 되었고 법정에 섰다. 사고 당시 휴대폰이 울려 방해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판사는 유죄를 선고했다. 비앙카의 어머니는 판결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제 겨우 사회생활을 시작할 나이의 젊은이가 한 순간의 실수로 인생이 무너지고 있었다.


워낙 충격적이고 가슴 아픈 사건이었기에 관심 있게 지켜보면서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사건을 대하는 언론의 태도다. 우선 용의자의 사진을 노출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정황이 확실한 용의자가 현장검증을 갈 때조차 모자나 마스크를 씌워서 알아볼 수 없게 한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이미 오래 된 사건이 이제 판결이 나거나 항소한다고 해서 깊이 있게 다루지는 않는다. 그래서 억울하게 잡혀갔다가 무죄로 판명되는 경우에 사람들에게는 그 결과는 잘 알려지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제 브랜든은 항소의 뜻을 밝혔다. 그런데 여론은 그에게 관대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가 잘못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언론은 다시 세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살아 있었다면 학교에 다니고 있었겠지만 영원히 세살짜리 쁘띠뜨 비앙카로 남은 여자 아이를 이곳 사람들은 그렇게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