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편집자 칼럼

본문시작

KUKI Home Inspection and Photo

  Editor's Column
 편집자 칼럼


‘빅 이슈’

by 한카타임즈 조회 수:2215 2012.02.09 09:12


지난번 한국에 갔을 때 서울의 한 잡지사를 찾아갔다. 한창 블로거 기자 활동을 활발하게 하던 시절 알게 된 남아공의 블로거가 그곳의 책임자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원래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실천하던 분인 건 알고 있었지만 고국으로 돌아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노숙자를 위해 헌신하는 그의 열정이 존경스러우면서 한 편 부럽게 느껴졌다. 그 잡지 이름이 바로 ‘빅이슈(Big Issue)’다.


빅이슈는 노숙자 자활을 돕기 위한 비영리 매체로 1991년에 영국에서 시작되었다. 지금은 한국을 비롯해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 브라질, 호주의 시드니 등 여러 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다. 


운영방식은 간단하지만 꽤 효율적이다. 우선 처음 시작하는 노숙자에게 무료로 열 권을 배부한다. 이것을 모두 팔면 3만원이 되는데 그것으로 다시 잡지 열 권을 받는다. 이후부터는 잡지값 3천원 중 1600원은 판매자의 몫이 되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15일간 꾸준히 판매활동을 하면 고시원에서 한 달간 살 수 있도록 해주고, 그 이후에는 복지재단과 연계해서 임대주택에 입주할 기회를 주기도 한다.
생활습관을 바꾸기 위해 잡지를 팔면서는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하고 있다. 판매금액의 50% 이상은 저축을 하라는 권고도 잊지 않는다. 좋은 기획의도를 가지고 만드는 미디어라 배우 김여진 씨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원고료를 받지 않고 재능기부자로 기여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큰 성공을 거둬 올해는 전국으로 판매망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한다. 


유감스럽게도 이렇게 좋은 매체가 캐나다에는 없다.
이번 주 기사에 보니 ‘Sans-abri’, 즉 노숙인들이 몬트리올에만 무려 2만 명이나 있다고 한다. 다운타운을 걷다 보면 꽤 많다고는 느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숫자에 놀랐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흔히 생각하듯 마약과 술, 도박의 문제 외에도 정신질환을 가진 이들이 2/3라는 사실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한국에 비해 사회복지 체계가 잘 잡혀져 있는 캐나다에서 이렇게 노숙자 문제가 심각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상대적으로 마약을 구하기가 쉽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특히 마약 사용에 대해 관대한 몬트리올 시민들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분명한 것은 국가의 소득수준이 올라간다고 노숙자 문제가 감소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몬트리올에서는 잡지를 파는 것 정도로는 문제 해결에는 근접하지도 못하리란 것은 자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