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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순의 Bagdad 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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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고도 특별한 가족 The Croods

by 한카타임즈 조회 수:1205 2014.02.26 11:13


Crood 가족이 나타났다. 아빠, 엄마, 외할머니, 아들, 딸, 막내 딸, 이렇게 오순도순 사는데 큰 일이 났다. 세상의 종말이 다가온 것이다. 이 역경을 이들은 어떻게 헤쳐 나갈까? 게다가 난데없이 나타난 총각 때문에 딸 엉덩이 들썩들썩인다.
영화든 책이든 서론 본론 결론이 있다는 공통점. 그래서 늘 어려움과 역경을 극복하는 절정부분이 사람들의 마음을 훔쳐가는 마음 도둑이다. 위의 설명으로 머리에 떠오르는 영화란 ‘액션+SF+가족 드라마’가 휘익 지나간다. 지금 시대 배경이 아니라 옛날 옛적 선사시대가 배경이니까 SF라 쳐도 무방하고 생존하려 발버둥 치는 재난 영화에서 액션은 당연한 이야기이며 가족이 재난을 살아내는 이야기니까 (그것도 새로 끼어든 총각이라는 어려운 난관을 극복하면서) 가족 드라마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영화 포스터는 사실 크게 도움이 안된다.가족들 얼굴에다 동물들이 잔뜩. 처음에 아들들이 너무 재밌다고 얘기들을 때는 애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영화인가보다고 그냥 넘겨 짚었는데 애들이 엄마랑 꼭 같이 보고 싶다길래 ‘가족 영화의 밤’을 하면서 같이 보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숨 쉴 틈 없이 내리 꽂히는 영화라 지루한 줄 모르고 봤으며 전형적인 드라마에 나도 모르게 휘릭 말려 들어가 나도 모르게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아들이나 딸이 아니라 아빠인듯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물론 처음엔 딸이 주인공인 것처럼 보이지만 가장 큰 고민을 하고 가장 많이 바뀌는 캐릭터가 바로 아빠이기 때문에 제일 재미있는 캐릭터이고 가장 비중을 많이 차지 하기도 한다. 그 아빠를 바로 Nicolas Cage가 맡았다. 물론 몸 연기가 아니라 목소리 연기. 몸 연기도 물론 힘들고 어렵겠지만 내 생각에는 목소리 연기도 못지 않게 힘들거라 생각된다. 왜냐면 목소리로 모든 것을 다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Alan Parker실험적이고, Francis Ford Coppola클래식하며, Coen Brothers 영악하며, Norman Jewison종잡을 수 없으며, David Lynch기괴한 상상력의 소유자, 오우삼 홍콩 느와르의 대부, Brian De Palma 영화광이 감독이 된, Spike Jonze 느닷없이 튀어나온 영화계의 총아, Ridley Scott똑똑한 감독 등 이렇게 다양한 감독들의 well-made영화들에 나왔으며, <퍼스트 레이디 특수 경호대Guarding Tess>, <It could happen to you>, <The Rock>, <Con Air>, <마법사의 제자The Socerer’s Apprentice>등에서 기억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는 역을 맡았던 Big Star가 얼굴도 한 번 안 보여주고 목소리만 달랑 들려준다는 사실이 좀 서글프긴 하다. 잠깐 배우얘기 하려던 게 너무 많이 옆 길로 샌 거 같다.
조금 더 새어서 또 다른 배우 이야기를 하면, 엄마 역의 Catherine Keener를 지나갈 수 없다. 그녀를 얘기할 때 늘 떠오르는 것이 바로 그녀의 목소리다. 약간 쇳소리가 나는 듯한 혹은 쉰듯한 목소리가 아주 매력적이며 스타였던 적은 없지만 그녀는 여러 영화로 우리에게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블록 버스터에서 그녀를 만나기는 좀 힘들다. 늘 우리 일상을 보여주는 혹은 우리 이웃으로 친구로 엄마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고로 그녀의 영화 중에서는<Lovely and Amazing>, <Friends with Money>같은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사냥’을 할 때 Crood가족만큼 일사분란하며 애드립 넘치는 협동심을 보긴 힘들 것이다. 그것도 달걀 하나 차지하려고…난데없이 나타난 청년 Guy(이름이 너무 적나라하지 않은가!!!)의 도움으로 이 가족은 원시가족에서 문명가족으로 거듭난다. 허나 자기 딸의 주목을 받는 Guy가 아빠 Grug은 영 탐탁지 않다. 이 영화에서 Grug은 가부장적인 아빠의 전형이며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그러면서도 진보로 나가기에는 수줍은 그런 아빠이다. (장모와도 사이가 안 좋은…얼마나 전형적인가?) 지금인들 뭐가 얼마나 다르겠는가? 아빠들의 삶은 가끔 답답하기도 하고 가끔 안 되어 보이기도 하는 지금의 아빠들을 연상시킨다. 그래서 영화는 옛날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낯설지 않고 여전히 아빠의 희생에 감동하고 딸의 아빠에 대한 사랑에 눈물 흘리는 것이다.
여기에 나오는 동물들을 또 얘기 안 할 수 없겠다. 여기 동물들은 상상속의 동물 같다. 꼭 선사시대 동물들과 닮긴 했지만 좀 더 귀여운 동물들이랄까? 이 영화를 보다 보면 거대한 고양이과 호랑이를 애완동물로 데리고 아니 타고 다니는 “The Croods”들이 아주 부럽다. 나도 같이 화면 안으로 들어가 같이 다니고 싶다. 아니면 불을 무서워하는 새들을 타고 다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