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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순의 Bagdad 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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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해독제 기타노 다케시

by 한카타임즈 조회 수:942 2013.12.11 12:48


hanabi.jpg : 나의 해독제 기타노 다케시

   기타노 다케시는 나에겐 영화감독이자 배우이지만 일본인에게 묻는다면 그는 코미디언이다. 엔터테이너이기도 하고 소설가이며 시도 쓰고 그림도 그린다. 다재다능한 감독이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는가? 그가 오시마 나기사의 영화 <전장의 메리 크리스마스(1983)>라는 영화에 출연한 몰래 극장에 숨어들어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는다. 진지하기 짝이 없는 영화를 보면서 기타노 다케시가 나오는 장면이 나오기만 하면 사람들이 웃는 모습에 충격을 받은 6 1989년에 영화 < 남자, 흉폭하다> 만든다.

   하지만 한국에서 그의 영화를 공식적으로 처음 보게 <하나비>였다. 일본 문화 대개방이 되고 처음 들여온 일본 영화가 바로 영화다. 그리고 영화로 그는 베를린 영화제 대상을 받으면서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감독의 자리에 등극하게 된다. 영화에서의 그의 모습은 그가 코미디언이라는 상상을 없게 만들만큼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사실 그의 코미디언 모습을 전혀 적이 없는 나는 아직도 그가 코미디언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그의 영화에는 폭력이 그것도 아주 잔인한 폭력이 존재한다. 게다가 그가 그의 영화에 나와서 연기를 때는 웃는 모습을 거의 수가 없다. 거기다 그의 얼굴에 흉터는 영락없이 그를 야쿠자나 폭력행사하는 형사로 만들어 버린다. (실제로 사람이 정말 야쿠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적도 있다.) 기타노 다케시는 독설가로도 유명하다. 거침없는 독설로 사람들을 통쾌한 기분이 들게도 하지만 너무 거침없이 내뱉다 보니 불편하게도 만든다. 그런 그가 만들어 내는 영화속 폭력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편하게 만들 때가 많다. 그리고 하나 일본 영화의 전통을 수용하는 듯하면서 또한 배신도 하는 그의 영화는 일본의 여러 선배 거장 감독들의 여러가지 영화 스타일을 섞어 기타노 영화 스타일을 만들어 낸다.

위에서 얘기한 <하나비> 불꽃놀이를 뜻하는 일본 말이다. 영화의 제목을 불꽃놀이 지었을까? 불치병에 걸린 아내, 자기 대신 잠복하다 총에 맞고 반신불수가 친구, 범인을 쫓다 범인의 총에 부하가 목숨을 잃고, 주인공 니시는 은행을 털러간다. 그의 영화< 하나비> 보다 보면 잔인함이 들끓다가도 사람의 긴장을 끊어내듯 웃음을 자아내게 하기도 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같이 평온한 장면이 나오는가 하면 알수없는 묘한 슬픔을 깔아놓은 곳에 우리를 밀어넣기도 한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영화에는 사람의 마음을 따스하게 감싸안는 기운이 있다. 단전 수련을 하러 도장에 가면 사범님들은 모든 사람들이 따뜻한 기운, 좋은 기운을 같이 공유하기를 권유한다. 그렇게 하면 몸이 건강해지고 치유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나는 영화를 보고 그런 느낌을 받았다.

살면서 사람은 상처를 많이 받는다. 이상하게도 사람이 상처를 받으면 한동안 마음이 무겁게 살다 세월이 많이 지나면 무뎌지는 끝도 보이지 않는 심연속에 가라앉아 있다가 난데없이 특정한 순간에 고리에 채여 튀어나온 스웨터의 올처럼 튀어나와 사람 구석을 어지럽힌다. <하나비> 이런 상처에 엄마가 ~~, ~~’해주는 느낌이다. 특히나 니시 형사가 그리는 그림들이 가장 마음을 행복하게 만들었다. (실제 그림들을 기타노 다케시가 그렸다.) 그리고 바닷가 장면을 보노라면 내가 진짜 여유롭게 바닷가에 있는 같은 착각까지 든다. 영화 구석 구석 깔린 히사이시 조의 음악들은 우리를 바람에 싣고 영화 안에다 데려다 놓는다. 음악과 음악사이에는 더러 기타노 다케시 특유의 유머나 좀은 비웃는 듯한(가끔씩은 자신을 비웃기도 하는) 모습이 우리를 미소짓게 한다. 이렇게 따뜻하고 행복한 불꽃놀이 마지막 총성으로 사라지고 만다.

사실 비극으로 끝나는 영화가 어째서 되돌아볼 때마다 나에겐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어주고 행복한 순간으로 떠오르는 걸까? 기타노 다케시가 비록 피가 흥건한 장면을 넣고 폭력을 영화에 불러오지만 그가 그리려는 세상은 결국 사람들의 세상이고 세상을 조롱하긴 하지만 잔혹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사람 피하지 않고 따뜻하게 바라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이런 따뜻한 시선은 사실 영화 <키쿠지로의 여름>에서 강하게 두드러진다. 영화는 행복이라는 것을 키쿠지로가 떠나는 여행길에 꼭꼭 눌러 담아 놓고 하나씩 하나씩 풀어 헤쳐 보여주는 기타노 다케시가 우리에게 보내는 선물같은 영화다.

얘기하다보니 <하나비> <키쿠지로의 여름> 나에겐 선물같은 영화라는 결론인데 기타노 다케시를 몰랐다면 만났을 영화들이니 결국 그에게 고마워해야 하나? 독한 세상 살아가다 지칠 만나고 싶은 그의 영화들은 한마디로 나에겐 해독제다. 새로운 해독제가 필요할 그의 못본 영화들을 불러 앞에 데려다 놓아야겠다. 지금 가장 필요할 같은 해독제는 아무래도 코믹액션 무사이야기인 <자토이치> 아닐까 싶다. 아님 다시 <키쿠지로의 여름> 보던지…(<하나비> 슬프게도 도서관에 없다.)